대통령의 권위 같은 시나리오의 위상


(사)한국 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문상훈


영화계에 입문한지 어언 50여년, 저는 오직 시나리오 한길만을 걸으며 우직하고 미련한 황소처럼 묵묵히 그러나 열정을 갖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실추돼 버린 아니 사라져버린 시나리오의 위상과 시나리오작가의 권익을 되찾는 일입니다.

제가 영화계에 뛰어들던 때만 해도 시나리오작가들은 감독과 동등한 대우와 존경과 권위를 인정받았었습니다. 시나리오작가의 이름이 자막으로 메인타이틀 다음 화면에 단독으로 떠올랐고, 영화 포스터와 각종 영화광고 등에도 감독과 시나리오작가의 이름이 똑같은 크기로 디자인되고 활자화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영화자막이나 포스터 각종 광고들에서 시나리오 작가의 이름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이런 현실을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하루 빨리 실종된 시나리오의 위상과 품격을 되찾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사의 일방적인 계약서에 의해 작가이하의 대우를 받아왔던 그 굴욕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몇 년간 영화단체와 관계자들이 협의하여 만들어진 표준계약서에 혹여 미흡한 부분들이 있다면 그것을 반드시 시정하고 조율해서 조속히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메이저 제작사에 대항하여 작가 개개인이 싸우기엔 벅찰 수 있기에 작가협회라는 단체 입장에서 당당히 싸워 권리를 찾겠습니다. 그것이 협회의 존립 이유이고 협회가 작가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본의무가 아니겠습니까.

영상작가 교육원의 내실을 다지겠습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여타 경쟁 학원과는 차별되는 커리큘럼과 학제 개편을 실행하겠습니다. 기초반, 전문반, 연구반으로 진학하는 단순 수직구조의 틀을 깨고 수강신청 방식의 수평구조로 바꾸겠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학비로 더 많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젊은 작가들에게는 후학을 지도하는 기회를 대폭 열어주겠습니다.

그리고 일 년에 한번 씩 시나리오작가협회에서 주관하여 시상하는 시나리오창작 대상을 창설하겠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전 영화계가 인정하는 그해 최고의 작품이 선정된다면, 시나리오 작가협회의 위상과 권위가 상승함은 물론 영상작가교육원도 활성화될 것이고, 본 협회의 외연을 넓히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나리오의 날‘을 제정하겠습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매년 3월 2일을 시나리오의 날로 제정할 예정입니다. 3월 2일은 3, 1운동 기념일 다음날이니까 기억하기도 쉬운 날입니다. 그 날 협회의 주력사업인 시나리오 창작대상을 시행하겠습니다. 작가들이 일 년 준비한 시나리오 중 최고의 작품을 엄선해 그날 수상하려고 합니다.

그해 최고의 작품에 최고의 상금이 주어지는 ‘시나리오의 날’ 기념행사는 영화계는 물론 사회각계인사들도 초청하고 향후 더 발전시켜 일본 중국 동남아 나아가서는 미국 등 세계의 시나리오작가들도 초빙하는 대대적이고 화려한 시나리오의 대축제의 날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상 말씀드린 것 이외에도 문체부가 주관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 콘텐츠진흥원에서 발주하는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지자체가 주관하는 문화교양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여 작가들이 쉬지 않고 일하는 활기 넘치는 협회가 되도록 다방면으로 뛰겠습니다.

지금까지 열거한 시나리오 표준계약서 전면 실시, 시나리오지 발간, 영상작가 교육원 시스템 개편, 시나리오상 재창설, 시나리오의 날 제정 등의 사업은 '사즉생 생즉사(死側生 生側‘死)라는 필살의 각오로 반드시 이행하겠습니다. 앉아 있는 이사장이나 교육원 원장이 아니라 발로 뛰는 이사장, 원장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겠습니다. 저는 오직 시나리오의 위상을 높이는데 한알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진정을 다하여,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이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저의 꿈이기도 하지만 여러분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5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오직 시나리오를 위하여 앞만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